이러한 문제들만으로도 미·일 대화의 핵심 축을 충분히 채울 수 있을 것이다.
2017년에 발표된 이 분석은 오늘날의 세계를 정확히 예견한다. 중국의 국제 규범에 부합하지 않는 구조적 경제 행태와, 미국 금융시장의 안정에 기여하는 일본의 결정적 역할을 입체적으로 제시하며, 미·일 경제대화의 실질적 핵심이 어디에 있는지를 분명히 드러낸다.
2017년 4월 23일
이하는 전장의 연속이다.
국제 금융시장의 이해가 반영된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와 미국 「월스트리트 저널」은 미·중 무역전쟁이 발생할 경우 시장이 크게 혼란에 빠질 것이라고 경고해 왔다.
그러나 아시아에서 중국과 직접 대치하는 일본이 서구의 목소리에 그대로 화답할 수는 없다.
시진핑 정권은 ‘일대일로’ 구상을 내세워 아시아 전역의 육상·해상 인프라를 베이징에 직결시켜 중화 경제권을 구축하려 한다.
인프라는 군사적 전용이 가능하며, 이는 남중국해에서의 해양 진출과 마찬가지로 군사적 팽창 전략과 겹친다. 2016년 초 베이징에서 개업한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은 그 선봉이다.
달러에 연동된 환율 조작이 미국에 의해 묵인된 점을 기회로 삼아, AIIB는 중국인민은행이 발행하는 위안화를 사용해 인프라 자금을 조달할 가능성이 크다.
미·중 정상회담에서 시진핑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미국의 AIIB 참여를 강력히 요청했다.
트럼프가 이에 응한다면 AIIB는 국제 금융시장에서의 지위를 공고히 할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미·일 간에는 18일, 2월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경제대화의 첫 회의가 열렸다.
무역·투자 규칙, 경제·재정 정책, 개별 분야의 세 축이 정해졌지만 내용은 공백에 가깝다.
미측 대표인 펜스 부통령은 양자 무역협정 체결을 시사했으나, TPP 등 다자 협정주의를 중시하는 일본과는 맞물리지 않는다.
이대로라면 ‘대화’가 오히려 미·일의 이탈을 초래할 수 있다.
무엇보다 중심이 필요하다.
그 공통분모가 바로 중국이다.
쟁점은 AIIB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중국에는 세계무역기구(WTO) 규칙이 적용되지 않는다.
지식재산권 침해와 덤핑 수출은 멈추지 않는다.
외국 자본에는 출자 제한을 부과하고 기술 이전을 강요한다.
기업이 중국에서 철수하려 하면 철저히 수탈당한다.
해외 송금이 갑자기 중단되기도 한다.
당 간부의 재량이 우선되어 공정한 재판은 기대하기 어렵다.
금융시장은 규제 완화는커녕 오히려 강화되고 있다.
그 결과 부동산 개발 등 거품성 금융이 반복되며 기업과 지방정부의 채무 팽창이 멈추지 않는다.
이러한 문제들만으로도 미·일 대화의 핵심 축을 충분히 채울 수 있을 것이다.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을 과도하게 중시하는 것은 미국 경제에 비합리적이다.
도표는 미국의 상품 무역적자와 해외의 미 국채 등 증권 매입을 합산한 자금 유출입을 보여준다.
세계 최대의 채무국인 미국은 해외 자금 유입에 의존한다.
무역적자가 크더라도 상대국이 그만큼을 대미 증권 투자로 환류시키면 미국 금융시장은 안정된다.
한눈에 보이듯 일본은 대미 무역흑자를 상회하는 자금을 미국 증권시장에 투입하고 있다.
반대로 중국은 대미 무역흑자를 증권 투자로 환류시키지 않는다.
지난해 중국은 연간 3,500억 달러의 흑자에 더해 1,300억 달러의 증권을 매각했다.
일본은 미국 금융시장의 닻이며, 중국은 기뢰와 다름없다.
미·일 경제대화의 일본 측 대표인 부총리 겸 재무상 아소 다로는 미국 측에 분명히 쐐기를 박아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