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는 마침내 일본인에게 어울리는 얼굴을 찾아냈다 — 아베 신조와 세계가 바라본 일본인의 모습

2024-01-15

다음은 다카야마 마사유키의 최신 저서 『헨켄지자이 — 아베 신조를 묻어버린 것은 누구인가』에서 발췌한 것이다.
이 책은 주간지 『주간 신초』의 저명한 연재 칼럼을 단행본으로 엮은 시리즈의 최신작이지만, 원문에는 한층 더 다듬어진 표현이 더해져 더욱 읽기 쉬워졌다.
이 한 권만으로도 그는 노벨문학상을 받을 자격이 있다.
일본 국민뿐만 아니라 전 세계 사람들이 반드시 읽어야 한다.
세계는 마침내 일본인에게 어울리는 얼굴을 찾아냈다
일본항공기가 오스타카산에 추락했을 때, 나는 테헤란행 비행기 안에 있었다.
아직 이란·이라크 전쟁이 한창이었고, 나는 종군기자로 부임하는 길이었다.
부임하자마자 먼저 바자르로 나갔다.
냄비와 솥, 샴푸를 사러 갔는데, 그 지독한 냄새에 놀랐다.
무엇보다 향신료 냄새가 엄청났다.
음식도 옷도 모든 것이 사프란과 정향 냄새가 났다.
이란인들의 체취도 강했다.
깔끔한 사람이라고 말하던 내 조수조차 목욕은 2주에 한 번뿐이라서, 몸에서는 사흘째 신은 양말 같은 냄새가 풍겼다.
게다가 화약 연기의 냄새도 있었다.
매일 밤 이라크 군용기가 날아와 폭탄을 떨어뜨렸다.
어젯밤에는 이 근처에 250킬로그램짜리 폭탄이 떨어졌다.
그런 냄새에 완전히 질려 있을 때, 가게 주인이 “쇼마, 치니, 코리에?”라고 물었다.
“너는 중국인이냐, 한국인이냐?”라는 뜻이었다.
나는 “나, 자포네”라고 대답했다.
일본인이라고 말했다.
그러자 주위 사람들이 놀란 듯이 나를 바라보았다.
놀라움과 존경이 뒤섞인 그 시선의 이유를 조수가 설명해 주었다.
이야기는 팔레비 국왕이 아직 황태자였던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집트의 파우지아 공주와의 결혼을 축하하기 위해 일본 비행기가 이란까지 날아온 적이 있었다.
당시 이란은 영국과 소련의 위협을 받고 있었고, 실제로 그 이듬해에는 국토가 분할 점령되었다.
그때 일본 비행기가 날아왔다.
일본은 과거 러시아를 물리쳤고, 백인 세력에 굴복하지 않은 채 버티고 있던 나라였다.
국왕은 그 일본 비행기에 축하 비행에 참가해 달라고 요청했고, 그 늠름한 모습은 많은 사람들의 기억에 남았다.
이윽고 전쟁이 시작되었다.
그 일본 비행기와 같은 기종인 96식 육상공격기가 영국 전함 프린스 오브 웨일스를 침몰시켰다.
이란 사람들은 축하 비행에 참가했던 일본 비행기의 모습을 다시 떠올렸다.
전후 팔레비 국왕은 산업화의 지침으로 “아시아 서쪽의 일본”을 내세웠다.
“일본”이라는 말에는 그러한 옛이야기들이 겹쳐져 있었겠지만, 눈앞에 있는 키가 작고 수염이 성긴 아시아인 남자의 모습과는 좀처럼 연결되지 않았던 모양이다.
비슷한 일은 시리아 교외의 차이하네에 갔을 때도 있었다.
내가 일본인이라고 하자, 그들은 턱을 내밀고 혀를 찼다.
명백한 부정의 몸짓으로 “너는 일본인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들이 공통적으로 갖고 있던 인식 속에서 일본은 아메리카 대륙 가까이에 있는 공업국이며, “덩치 큰 백인”의 이미지와 연결되어 있었다.
그러한 인상의 뿌리는 러일전쟁 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중동 연구가이자 처칠이 깊이 신뢰했던 고문이기도 한 거트루드 벨은 『시리아 종단기행』에서 “밤이 되면 짐을 나르는 동물들을 지키던 베두인 청년들이 모여, 바로 그때 벌어지고 있던 러일전쟁에 대해 열띠게 이야기하고 있었다”고 썼다.
메카 순례자들이 오가는 이슬람 세계에서는 정보가 상상 이상으로 빠르게 퍼지고 있었다.
벨 여사가 그 젊은이들의 무리에 들어가 러일전쟁 직전인 1903년을 포함해 두 차례 일본을 방문한 적이 있다고 말하자, 그들은 일본에 대해 잇달아 질문을 던졌다.
그녀는 “그들은 일본인이 실제로 어떤 모습인지 상상조차 하지 못했던 것 같지만, 일본인이란 영리하고 강하며 정의감이 강한 사람들이라는 이미지를 스스로 만들어 놓고 있었던 듯하다”고 썼다.
영국령 버마 시절, 랑군대학교 명예교수 탄 탓은 러일전쟁 기록영화를 보고 “일본인은 거대한 거인처럼 보였다”고 말했다.
그렇기 때문에 지난 전쟁에서 버마로 들어온 일본군 병사들이 작은 체격이었다는 사실에 놀랐다고 한다.
일본은 러시아를 물리쳤다.
강철 군함을 불태울 화약을 만들고, 세계 최강의 전투기를 만들어냈다.
강하기만 했던 것이 아니라 인종평등을 주장했고, 인류를 괴롭혀 온 전염병도 극복했다.
집적회로와 소형 디젤, 쿼츠를 만들어 세계를 더욱 풍요롭게 했다.
일본인은 언제나 위대한 일을 이루어 왔다.
이상하게도, 그런데도 그 일본인이 실제로 어떤 얼굴을 하고 있는지는 거의 알려져 있지 않았다.
아베 전 총리가 쓰러졌을 때, 그의 얼굴이 아바단의 한 건물 벽에 내걸렸다.
『TIME』지도 같은 얼굴을 표지에 실었고, 탈레반도 그 얼굴을 보고 애도의 뜻을 표했다.
세계는 마침내 세계를 이끌어 온 일본인에게 어울리는 얼굴을 찾아냈다.
(2022년 8월 25일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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